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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수상2(隨想二)51

言(작문) 言(작문) 동양에서 말 잘하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인색하기 그지 없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남과 토론을 해 지게 되더라도 순순히 패배를 받아들이거나 상대방의 허술한 논리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말만 번지르르하다’고 그 사람의 인격을 깎아 내리기 일쑤였다. 직접 표현을 하는 것보다 행간에 의미를 숨겨 표현한 글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작금의 문단시류만 봐도 그렇다. 심심상인, 염화미소처럼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의사소통의 최고경지로 삼는 불교의 전통을 보면 동양인들이 얼마나 달변가를 평가하는 데 인색한 지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반면 말 잘하는 사람에 대한 서양인의 평가는 동양인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서양인들에게 사상과 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준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은 .. 2013. 3. 25.
비(작문) 언론사 시험 준비하던 2003년 7월 30일 작성 비(작문) 며칠 전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예전 경우를 보건대 장마가 끝나긴 했지만 큰 비를 몇 번 더 겪고 나야 올해 물난리 걱정이 끝날 것 같다. 태풍과 국지성 집중호우는 매년 수많은 이재민과 재산피해를 발생시키는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자연재해다. 물난리로 고생을 한 지역에서는 해마다 수해방지 대책을 세우곤 하지만 비는 이러한 우리의 예상을 번번이 깨뜨리면서 큰 재앙을 몰고 온다. 자연재해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비는 우리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적어도 아직까지는 자연재해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다. 물난리, 수재민, 복구 등 비로 인해 발생한 단어들을 살펴보자면 우선 비를 부정적으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 2013. 3. 25.
스승(작문) 언론사 시험 준비하던 2003년 6월12일 작성 스승 (작문) 내게는 지금도 찾아 뵙는 고등학교 은사님이 있다. 지금이야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찾아 뵙지만 고등학교 시절엔 몽둥이 찜질을 당한 것이 분해 졸업하면 연락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기도 했었다. 호랑이 같던 그 스승이 이제 학생들이 대들까 무서워 매 들기가 겁난다고 고백을 했다. 제자가 스승을 때리고, 고발까지 하는 오늘날의 세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내 스승으로부터 얘기를 직접 들으니 섬뜩한 기분이 든다. 최근의 교장 자살 사건, NEIS 사태와 맞물려 스승의 권위는 이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흔히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이만큼 일으킨 공로로 우리 국민의 높은 교육열을 꼽는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국민의 교육.. 2013.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