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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이탈리아

9일째 (2003.5.7.수)

by K기자 2013. 3. 25.

2003 May 7th, Wed. 여행 9일째(베니스->친퀘테르) 



1. Caravan에서 오랜만에 꿀맛같은 단잠을 자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행지에서의 여유다. Punt Sabbionni. 비록 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지내기에 무척 좋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책에 나와 있는 itinery 만을 쫓아다닐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여행도중 만난 용우형과 카라반에서 삼겹살을>




2. 따뜻한 햇살, 부드러운 바닷바람. 여행을 나선 후 최고로 기분 좋은 아침이다. Piazza St. Marco. 많은 사람들로 기억이 그다지 좋진 않지만 규모의 웅장함과 건물 장식의 화려함은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3. 지루한 기차여행이 계속 되고 있다. 지금까지로선 별달리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데 친퀘테르.. 베니스의 S. Marco 광장처럼 깜짝 놀래켜 주려는가. 날씨가 흐려 좀 걱정이긴 하다.

4. 언론인이 된다는 것은 젊을 때나 값진 일이다. 이 말은 꽤나 설득력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존경받는 언론인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이 명제를 증거하고 있다. 언론은 불편부당해야 된다고하지만 진실의 입장에 선 언론인은 누군가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노릇. 항상 어떤 입장을 선택하고 그 입장을 뒷받침해야 하는 언론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기란 힘든 일이 아닐까.

<베니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후덜덜 유니품>



5. 애써 찾아간 유스호스텔에 빈 침대가 없단다. 친퀘테르를 건너 뛰고 곧장 플로렌스(Florence)로 가려 했으나 친퀘테르는 너무도 아름다운 동네이잖은가. 리오마조르(Riomaggiore)에 20유로 짜리 침대를 발견해 가는 길이다. 내일은 하이킹해야지.


<친퀘테르 해변에서 한 컷>

6. 인생이 다 이런 것이다. 라고 생각하자. 막막하고 힘들고 누구 하나 선뜻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지만 따뜻 서늘한 바람 한줄기에도 웃을 수 있는 내가 여기 있지 않은가.

7. 어떤 방일까 기대를 잔뜩 했었는데 실망을 금할 수 없다. Rick Steve가 그의 책에서 밝힌대로 이 놈의 미국놈년들은 왜 이렇게 많은겨. 친퀘테르에서 최소한 이틀을 묵을 작정인데 거지같은 쪽방에서 20유로 씩이나 줘가며 하루 더 있을 수는 없다. 비록 배는 고프지만 저녁을 뒤로 하고 마나롤라(MANAROLLA)에 있는 유스호스텔로 가서 내일 저녁 숙박을 예약했다. 

<친퀘테르의 흔한 풍경, 아름답지 않은가?>

8. 난 도대체 왜 이 여행을 하고 있는가. 이 여행이 나에게 줄 의미는 무엇일까. 이 여행이 끝나면 난 어떻게 바뀔까? 

9. 여자 네 명과의 혼숙, 당황스럽고 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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