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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수상2(隨想二)

MB 프렌들리 조중동/냉전

by K기자 2013. 3. 25.


http://www.kukey.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87


MB 프렌들리 조중동

[1588호] 2008년 05월 18일 (일) 18:42:21고대신문kunews@kunews.ac.kr

   별로 새로울 것 없지만 한 때 유행했던 ‘조중동 시리즈’를 다시 떠올려본다. 예수가 “죄 없는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말했더니 다음날 조중동은 헤드라인을 이렇게 뽑았다고 한다. “잔인한 예수, 연약한 여인에게 돌 던지라며 폭행 사주”, “예수, 매춘부 옹호 발언 파장”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발언은 그 다음날 어떻게 기사화 됐을까? “예수, 북한 사랑 발언 파문, 사상 검증해야!”

 

   비단 예수뿐만이 아니다. ‘조중동 시리즈’에 따르면 석가모니와 소크라테스, 이순신 등 존경받는 인물이라 할지라도 이들을 거치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내 한낱 초라하고 편협한 인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조중동 시리즈’는 시대와 종교를 초월해 보편성을 획득한 진리일지라도 이들만 거치면 지극히 초라하고 괴상한 프로파간다가 되고 마는 현실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중동 시리즈’를 마냥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이제껏 행해온 사실과 진실을 끊임없이 왜곡해 온 역사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조중동 왜곡의 역사는 매우 길고 분량도 방대하지만 최근 쇠고기 사태는 ‘조중동 시리즈’가 옳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조중동의 쇠고기 사태에 대한 인식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불과 몇 달을 거치면서 판이하게 달라졌다. 특히나 이명박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자랑한다는 동아일보는 변화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 예컨대 한국인이 광우병에 더 취약한 유전자를 가졌다는 팩트는 이미 지난 정권 동아일보가 한 면을 털어 대서특필했던 내용이다. 그런데도 동아일보는 이 내용을 보도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거짓말과 유언비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대체 기사나 사설을 쓰기 전 과거에 자신들이 쓴 기사는 검색이나 해보는지 궁금한 일이다.

 

   그런데 이랬던 동아일보가 최근 갑자기 사설에서 정반대의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국민과 더 소통하고 대화하라며 사설에서 정부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웬 일인가 싶어 다른 기사를 찾아봤더니 아니다 다를까 이명박 대통령이 변화하고 국민과 소통해야한다며 며칠째 말하고 있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신문의 사설이 춤을 추는 양상인데 2MB 프렌들리한 신문의 구애도 이쯤되면 낯 뜨거운 수준이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산더미다. 한반도 대운하, 의료보험과 공기업 민영화 등 어느 하나 그냥 넘어가기 힘든 문제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2MB 프렌들리 논조를 고수하고 있는 조중동이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보수 신문을 자처하는 조중동의 기자들과 논설위원들은 미국의 보수적 칼럼니스트인 매기 갤러그가 했다는 이런 말을 들어보기나 했을까? “나는 독자를 조종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세계를 내가 본 그대로 드러내고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바로 그것이 언론인과 선동가의 차이다.”

 

<原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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