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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도서14

존재는 위협이고 정체성은 방어이다-장정일 존재는 위협이고 정체성은 방어이다-장정일 , "나는 인종차별이 바람직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처럼 내가 인종차별을 마음놓고 비난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나쁜 것이락 단죄하고자 할 때마다, 오늘의 인류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던 교육 그 자체를 나쁜 것이라고 말해야 하는 이상스러운 혼돈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나'의 정체성에 대한 내용을 빼놓고서는 어떤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나의 부모, 가족, 친지에 대해 가장 먼저 인지받도록 훈련받는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더 확실하게 인지하고 보존할 더 크고 굳건한 정체성의 구성물에 의해 둘러싸이고, 그것들로부터 되풀이 교육.. 2013. 3. 26.
특종상이 독자들의 이해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남재일 그러나 개인은 진화한다 1.지은이: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2.출판사: 강3.초판 발행: 2006년 5월 25일 (55p.) "저널리즘 용어 중에 '가차(gotcha) 저널리즘'이란 게 있다. '가차(gotcha)'는 'I got you'의 준말로 우리말로 '너 잘 걸렸다' '딱 걸렸어' 정도의 어감이다. '가차 저널리즘'은 정치인이나 저명인사의 사소한 말실수나 당황해하는 행동 등을 흥미 위주로 사안의 맥락과 관계없이 과장해서 보도하는 행태를 말한다."..."미국의 저명한 평론가 제리 랍딜은 '가차 저널리즘은 민주주의를 붕괴시키는 언론의 암세포 같은 존재'라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가차 저널리즘이 암세포인 이유는 사회적으로 위임받은 권리를 자신의 먹이를 추구하는 맹수의 발톱으로 사용하기 때문일 .. 2013. 3. 25.
권력과 싸우는 기자들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 보도 연구) 권력과 싸우는 기자들 1.지은이: 알리샤 C. 셰퍼드 옮긴이: 차미례2.출판사: 프레시안북3.초판 1쇄 발행: 2009년 3월 27일 (11p.)"우드워드와 번스틴이 유행시켰던 어휘들이 지금은 언론계의 일부 전문용어가 되어 있다. 믿을 만한 소식통, 사건 탐사보도, 딮 백그라운드(취재원이 준 정보를 직접 인용하지 않고 기사의 참고자료로만 사용하는 경우를 이름), 오프 더 레코드, 스톤월(협조나 논의, 혹은 결단을 거부하며 버팀), 컨펌(기사 내용이 맞다고 확인해줌). 딥 스로트 같은 표현들은 모두 기자와 정부 관료 사이에 주고받는 말들 사이에서 쏟아진 것들이다. (22p.)"기자가 언론계에 들어가는 것은 돈 때문만이 아니다. 물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수까지 넉넉히 받는 것을 축복이라고 느끼긴 .. 2013. 3. 25.
<사실과 의견>- 김 훈 김훈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으로 미국의 위신이 수렁에 빠져 있을 때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르윈스키의 속옷자락에 묻어 있던 대통령의 정액 몇 방울을 기어코 찾아냈다. 조사활동이 사실을 향해 접근해가는 과정에서 미국이 당한 치욕과 조롱은 끔찍한 것이었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벌어진 이 엽기적인 치정사건을 구경하면서 사람들은 분노하면서도 낄낄거렸다. 대통령의 정액을 기어코 확인하는 것은 나라의 위상을 훼손하는 일이며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미국 내 여론도 만만찮았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그 파멸적 치욕과 조롱을 감수해가며 기어코 대통령의 정액을 확인해냈다. 그 과정은 치욕의 사실을 사실로서 정립함으로써 치욕을 씻어내는 장엄한 드라마였다. 그리고 .. 2013. 3. 25.
존재는 위협이고 정체성은 방어이다-장정일 존재는 위협이고 정체성은 방어이다-장정일 "나는 인종차별이 바람직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처럼 내가 인종차별을 마음놓고 비난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나쁜 것이락 단죄하고자 할 때마다, 오늘의 인류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던 교육 그 자체를 나쁜 것이라고 말해야 하는 이상스러운 혼돈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나'의 정체성에 대한 내용을 빼놓고서는 어떤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나의 부모, 가족, 친지에 대해 가장 먼저 인지받도록 훈련받는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더 확실하게 인지하고 보존할 더 크고 굳건한 정체성의 구성물에 의해 둘러싸이고, 그것들로부터 되풀이 교육받은.. 2012. 9. 5.
사랑이란 경작되는 것 사랑이란 경작되는 것 사랑이란, 생활의 결과로서 경작되는 것이지 결코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한번도 보지 않은 부모를 만나는 것과 같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는 까닭도 바로 사랑은 생활을 통하여 익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를 또 형제를 선택하며 출생하지 않는 것처럼 사랑도 그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 사랑은 선택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사후에 서서히 경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처럼 쓸 데 없는 말은 없다. 사랑이 경작되기 이전이라면, 그 말은 거짓말이며 그 이후라면 아무 소용없는 말이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이 평범한 능력이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이다. 따라서 문화는 이러한 능력을 계발하여야 하며 문명은 이를 손상함이 없어야 한.. 2012.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