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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수상2(隨想二)

김운용 파문, 진상조사가 먼저다.

by K기자 2013. 3. 25.

김운용 파문, 진상조사가 먼저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평창은 국제적 인지도, 시설 등 모든 면에서 절대적 열세라던 예상을 뒤엎고 놀라운 선전을 보여줬다. 게다가 경쟁도시였던 밴쿠버에 불과 세표 차로 유치권을 내줬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아쉬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이런 와중에 불거진 김운용 IOC부위원장의 유치방해설 진위를 놓고 온 나라를 시끄럽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라는 극단적인 비난에서부터 그가 쌓아온 지금까지의 업적을 과소평가하면 안된다는 비판까지 그를 둘러싼 작금의 논란은 공통적으로 그가 이번 유치과정에서 잘못했음을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이번 유치과정에서 보인 김부위원장의 행적에는 분명 논란을 부를 만한 소지가 다분하다. 우선 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뒤에 치러진 IOC 부위원장 선거에 도전한 것이 그렇다. 설사 직접적으로 평창유치를 방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유치단을 서운케 할 만큼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분명한 직무유기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그와 자리를 함께 한 인사들이 김운용씨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계속하고 있고 그에게 불리한 여러 정황들이 속속들이 제시되고 있다. 김부위원장을 제외한 유치단의 모든 이들이 김위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 역시 고려돼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처럼 일방적으로 그를 몰아세우는 것은 곤란하다. 수많은 증언과 정황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김부위원장이 유치를 방해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는 상태다. 그를 증거없이 비난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 진상조사위를 꾸려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다. 만약 진상조사위가 꾸려진다해도 조사 대상이 개인의 양심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활동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진상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것이 도리요 순서다. 


진상조사 후 우리가 점검해야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개인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우리나라 스포츠외교의 현주소다. 이번 김운용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그동안 우리 스포츠계는 김운용이라는 거물에 스포츠 행사 유치와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을 의존하다시피 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김운용책임론 이면에는 그라도 있었기에 IOC위원들의 표를 그만큼이나 딸 수 있었다는 역책임론도 만만치 않게 도사리고 있는 것은 그러한 사실의 반증이라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할 수 없다는 정치학의 속설처럼 김운용이라는 스포츠계의 절대권력에 스포츠 외교의 운명을 전적으로 맡겨서는 안될 일이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에는 김부위원장에 버금가는 스포츠외교 전문가를 양성하는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번 김운용사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우선해야할 것은 진상규명이다. 국가적으로나 김부위원장 개인적으로나 그것이 현재로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진상조사가 이뤄질 때 김부위원장이 지니고 있는 힘과 영향력을 잃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인재는 이제부터라도 키우면 된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부패와 부패인사를 공정하게 척결하는 시스템이 있었기에 고대로마가 번영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이같은 시스템이 잘 정착되기만 한다면 새롭고 유능한 인재는 언제든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야흐로 우리 스포츠외교계에 새롭고 건강한 피가 수혈될 때다. 原 1648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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