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 코리아/논술
얼마전부터 불어닥친 이민열풍은 우리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다. 얼마나 힘들면 국적까지 버리고 떠나겠냐며 동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이 살기 힘들어 떠난 자리를 여전히 지켜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섭섭하고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게다가 이런 우리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터진 산모들의 원정출산사건을 보고 있노라면 씁쓸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마치 폭탄이 터진 뒤에 닥쳐 오는 후폭풍처럼, 원정출산 사건은 안 그래도 안타깝고 힘든 국민들에게 더 크고 쓰라린 상처를 안겼다.
따라서 이민열풍과 원정출산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게 됨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반응이라 하겠다. 어떤 사람들은 주권국가로서 창피하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원정출산모들을 비정하고 비열하다며 도덕적으로 비난했다. 원정출산을 하러 가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어서라도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남남갈등이다 보혁갈등이다 해서 어지러운 정국에 모처럼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요즘이다.
힘든 현실이 싫다고 쫓겨가듯 떠나는 사람들이나 우리나라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원정출산하러 가는 산모들은 백번 비판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 못된 세태를 비관하고 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냉철히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다. 그들이 우리를. 우리 나라를 버리고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 어떤 잘못이 있기에 그들에게 빈 틈을 보여줬는가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그들만 탓하다가 잘못을 고칠 때를 놓쳐버린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이 나쁜 세태를 바로잡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활하고 교육하는 데 드는 돈보다 외국에 나가 생활하고 아이를 기르는 데 드는 돈이 더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이민자들과 원정출산모들의 항변은 그래서 새겨 들을만 하다. 어찌 보면 그들은 경제적으로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일 지도 모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데 드는 돈이, 외국에 나가 가르치는 돈보다 적게 든다면 굳이 번거롭고 힘든 과정을 감수하면서까지 나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그들을 비난하는 것은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큰 안목으로 이러한 세태를 몰고온 원인을 밝혀 내고 한국을 떠나려는 그들을 잡을 대책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일은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숙제다.
1165자 2003년 작성
얼마전부터 불어닥친 이민열풍은 우리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다. 얼마나 힘들면 국적까지 버리고 떠나겠냐며 동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이 살기 힘들어 떠난 자리를 여전히 지켜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섭섭하고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게다가 이런 우리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터진 산모들의 원정출산사건을 보고 있노라면 씁쓸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마치 폭탄이 터진 뒤에 닥쳐 오는 후폭풍처럼, 원정출산 사건은 안 그래도 안타깝고 힘든 국민들에게 더 크고 쓰라린 상처를 안겼다.
따라서 이민열풍과 원정출산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게 됨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반응이라 하겠다. 어떤 사람들은 주권국가로서 창피하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원정출산모들을 비정하고 비열하다며 도덕적으로 비난했다. 원정출산을 하러 가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어서라도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남남갈등이다 보혁갈등이다 해서 어지러운 정국에 모처럼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요즘이다.
힘든 현실이 싫다고 쫓겨가듯 떠나는 사람들이나 우리나라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원정출산하러 가는 산모들은 백번 비판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 못된 세태를 비관하고 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냉철히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다. 그들이 우리를. 우리 나라를 버리고 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 어떤 잘못이 있기에 그들에게 빈 틈을 보여줬는가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그들만 탓하다가 잘못을 고칠 때를 놓쳐버린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이 나쁜 세태를 바로잡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활하고 교육하는 데 드는 돈보다 외국에 나가 생활하고 아이를 기르는 데 드는 돈이 더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이민자들과 원정출산모들의 항변은 그래서 새겨 들을만 하다. 어찌 보면 그들은 경제적으로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일 지도 모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데 드는 돈이, 외국에 나가 가르치는 돈보다 적게 든다면 굳이 번거롭고 힘든 과정을 감수하면서까지 나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그들을 비난하는 것은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큰 안목으로 이러한 세태를 몰고온 원인을 밝혀 내고 한국을 떠나려는 그들을 잡을 대책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일은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숙제다.
1165자 2003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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