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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

by K기자 2012. 9. 6.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


아랑의 언론고시 카페에서 읽었던 글인데 아직도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멋진 문구입니다. 르몽드의 창간이념이라는군요. 단순한 기계적 중립이 아닌 입없이 사는 힘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언론인을 원합니다.




<출처: DAMU '아랑의 언론고시 카페'에서 펌글입니다.>

 

 

술먹고 기사 쓰면서도 쓸까말까 고민은 안해봤는데 여긴 글올리기가 망설여지는군요.

 

기자의 세계가 궁금하고, 어쩌면 기자보다 기자를 더 잘 아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수습때 선배가 물어본 첫 마디가 '기자는 권력이냐?' 였습니다.

 

어떤 동기는 권력이 있다고도 했고, 어떤 친구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정답은 없죠.

 

다만 선배의 한 마디, "민원인이 구청장 만나서 커피 한 잔 얻어마실 수 있겠냐?"

 

스스로는 부정하고 싶어도 기자는 이미 권력이기에 현실은 부정하지 말라는 말이었습니다.

 

5년 정도 생활해보니 기자는 권력입니다.

 

인사청탁이 들어올 때도 있고, 현찰 뭉치를 싸들고 찾아오기도 합니다.

 

'기자의 힘'이 없다면 굳이 나를 찾을 이유가 없겠지요.

 

제4부라고 하죠.

 

이 말이 참 실감납니다.

 

권력 3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기득권을 지키고자 할 때 왕따를 자처해야 하는 게 '4부'입니다.

 

입법, 행정, 사법의 국가권력이 일심단결했을 때 제어할 수단은 언론뿐이겠죠.

 

요즘처럼말예요...

 

 

어쩌면 후배가 되실 님들,

 

촛불을 든 국민의 목소리를 '국민의 목소리답게' 만드는 게 언론입니다.

 

그게 국민에게서 받은 언론인의 사명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의 취지이기도 합니다.

 

어떠 님이 그랬던가요.

 

언론이 중립을 지키고 공정해야지 한쪽 편만 들면 되겠냐고.

 

학술적으론 어떤 지 모르겠습니다만, 언론은 누구나에게 공평해선 안됩니다.

 

적어도 기자도 인간이기에 그럴 수도 없고요.

 

언론은 불균형한 현실은 불균형한 잣대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르몽드 창간이념이 그렇다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고.

 

슬픈 진실을 슬프지 않게 말하고, 바보같은 진실을 바보같지 않게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가권력이 국가권력을 옹호할 때 적어도 언론은 힘없는 대중에게 무게를 실어주는 게 형평성이고, 공평이고, 정의입니다..

 

 

나 이거 술 먹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암튼, 혹시 나중에 취재현장에서 만나게 될 지도 모를 주정뱅이 선배의 개똥철학이라고 해둡시다.

 

기자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