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리포트, "다시 수사해주세요"

1670번째 리포트, "다시 수사해주세요."

<뉴스데스크>(R)재수사해주세요

[김철원] 방송일시 : 2012년 10월 18일    조회수 : 144

(앵커) 교통사고가 나면  누가 신호를 어겼는지를 놓고 종종 시비가 일죠. 경찰조사에서는 신호위반으로  가해자가 된 사람이 있는데 재판에서 따져보니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났습니다. 억울하다는 운전자의 사연을 김철원 앵커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월 28일 새벽, 첨단지구에서 택시와 자가용 사이에 충돌 사고가 났습니다. 사고 직후 자가용은 인근 상가로 돌진했고 이 과정에서 3명이 다쳤습니다. 택시와 승용차 운전자는 모두 제 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했다며 상대방의 신호위반을 주장했습니다. 양측이 확보한 목격자들도 진술이 갈렸습니다. 수사를 맡은 경찰과 검찰은 자가용이 신호를 위반했다고 판단했고, 1심 법원도 운전자 김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의 주장을 꺾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종민(자가용 운전자) "그 사람들 말을 그대로 인용해가지고 나를 그 대로 죄인취급한 거예요. 신호위반자로. 내가 억울하기 때문에 항소를 했던 것이고..." 그런데 지난 8월 열린 항소심은 1심의 판결을 정반대로 뒤집어 김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스튜디오 출연)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게 된 걸까요? 1심 법원이 유죄의 근거로 삼은 건 택시 블랙박스 기록입니다. 블랙박스가 추정한 사고 시각은 새벽 6시 8분 37초. 사고 당시 택시방향 신호등의 녹색 신호가 6시 8분 24초에서 48초까지였으니까 녹색 신호에 통과했다는 택시기사의 주장이 옳다고 본 겁니다. 반면 항소심 법원은 승용차가 상가에 돌진한 시간에 주목했습니다. 상가 경비업체 기록을 보면 승용차가 돌진한 시간은 6시 9분 3초입니다. 택시 운전자가 주장한 시간에 사고가 났다면 승용차가 사고 지점에서 상가까지 20미터를 가는데 26초가 걸렸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게다가 택시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의 영상을 녹화하지 못할 정도의 불량품이었습니다. 결국 2년에 가까운 법정 싸움 끝에 김씨는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누가 잘못한 것인지 제대로 밝혀달라며 경찰과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했지만 두 기관은 모두 김씨의 요구를 외면했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욱 기자 C.G. 오청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