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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수상1(隨想一)

<캠페인> 2019.4.14

by K기자 2020. 11. 30.

2019년 4월 14일 

 

5년 전 이맘 때, 저는 뉴스데스크 앵커이자 또, 사건팀장으로 세월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진도체육관에서 유족들과 함께 지냈던 몇 주 동안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슬픔, 양을 헤아릴 수 없는 분노가 휘몰아쳤던 시간이었습니다. 때문에 그 때 제가 무엇을 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되돌아보기가 지금까지도 매우 힘들기 그지 없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괴로운 당사자와 관계자 분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런 힘들다는 표현 자체가 송구합니다) 아마 그런 이유로 지금껏 스스로 감정을 '마비'시키고 기억을 '정지'시켜왔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들이 제게 세월호 기억 릴레이를 이어달라며 불러주셨는데 제 때, 제대로 된 반응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은 아마 저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뜻을 잇지 못해 죄송합니다. 제게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께 세월호를 기억해달라고 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조용히 더 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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