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큰 비" vs "미리 댐을 비웠어야"…섬진강 홍수 책임은?
앵커
이번에는 섬진강으로 가보겠습니다.
상황은 앞서 보신 낙동강하고 같지만 댐이 방류량 조절에 실패한 게 그저 이번 장마가 유례없이 길고 갑작스러웠기 때문이라는데에 주민들은 공감하지 않고 있습니다.
평소의 댐 관리부터 문제였다는 겁니다.
이어서 김철원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8일 오전 11시 45분.
전남 구례군 서시천의 하천 제방이 무너진 자리로 강물이 역류하는 장면입니다.
이 터진 둑을 따라 섬진강과 지류인 서시천, 그리고 빗물까지 함께 뒤섞이며 역류해 구례읍내를 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최동순/인근 주민]
"물이 차기 시작해서 (8일) 오전 9시 돼서 그때 완전히 사람이 손쓸 수 없는 상황이 왔어요. 둑이 터져가지고 밀고 들어오는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지류인 서시천이 범람한 건 본류인 섬진강의 수위가 워낙 높다보니 지류의 물을 받아낼 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섬진강댐은 지난 8일 오전 8시부터 무려 초당 1800톤의 물을 방류했는데, 이는 수자원공사가 물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최대 방류량인 초당 6백톤의 3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섬진강댐이 이렇게 엄청나게 많을 물을 쏟아내면서 하류에 있는 전남북과 경남의 많은 마을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해당 마을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순호/구례군수]
"댐에 있는 물을 수시로 방류해서 어느 정도 여유 공간을 두고 이런 집중호우가 왔을 때 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수자원공사는 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온 것일 뿐, 섬진강댐의 저수율은 75%로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장마가 이렇게 유례없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저수율과 방류량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어제, 영산강홍수통제소)]
"아마도 우리가 지금까지 기준으로 삼았던 것보다 기준을 변경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집중호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전례와 예상을 뛰어넘는 장마 등 이상기후의 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을 하루빨리 재정비해야 하는 일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영상취재: 전윤철 (광주) / 영상제공: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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