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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납골당마저 침수 "조상님이 잠길라‥" 유족들 발 동동 - 리포트 2490

by K기자 2020. 10. 17.

납골당마저 침수 "조상님이 잠길라‥" 유족들 발 동동

 

앵커

광주에서도 이번 물폭탄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정말 예상치 못한 일도 있습니다.

유골함 1천8백 기가 안치된 한 사설 납골당에 물이 차, 유족들이 발을 동동 구른 겁니다.

또 사방이 물로 가득 찼는데 정작 마실 물이 없어서 고충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동안 400밀리미터의 폭우가 쏟아진 광주.

넘쳐 흐른 물은 1800기의 유골함이 있는 납골당으로까지 흘러들었습니다.

가족과 조상의 유골이 행여 물에 잠길세라 현장에 몰려든 가족들은 울분을 토합니다.

[유골함 침수피해 가족]
"이만한(호스)로 '졸졸졸' 물을 빼내고 있는데 그게 말이 됩니까. 유골이 몇 개인데. 이만한 것으로 한 거야, 아침까지. 그게 말이 됩니까."

비는 잠시 그쳤지만 제방이 터진 영산강 일대는 물난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이 빠지지 않아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강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이민범/농민]
"아이고 지난번 89년에도 집이 묻혔었는데 그때도 집이 찌그러져서 집 다시 지은 지 2년 됐는데… 농사도 다 망쳤지…"

 

전남 구례군을 관통하는 서시천입니다.

섬진강으로 빠졌어야 할 빗물이 역류해 하천의 제방을 무너뜨렸고 역류한 빗물과 강물이 그대로 구례군 읍내를 온통 덮치고 말았습니다.

혼자 사는 93살의 이 할머니는 집이 떠내려가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엄순임(93세)]
"집이 물에 다 쓸려가버렸어. <돌아갈 집이 없어진 상태이군요.> 네."

조금씩 물이 빠지고 있는 마을들은 이제 식수와의 전쟁입니다.

이틀 전만 해도 물이 넘쳐서 고생이었는데 취수장이 물에 잠겨 수돗물이 끊기는 바람에 이제는 물이 없어 고생입니다.

[윤정희]
"물난리가 났는데 물이 없어가지고… 먹는 물도 없지, 밥해 먹을 물도 없지, 씻을 물도 없지. 화장실도 못 가지…"

지난 이삼일 동안 곡성에는 587, 구례에는 541, 광주 북구에는 533밀리미터 등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습니다.

광주 전남 지역에서만 10명이 숨지고 3천 명이 집을 떠나 피신한 상태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영상취재: 강성우·김상배(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