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다/방송과 기사

2009.7.28 지역의료계 원로 손 철 교수 타계, 영원한 청년 - 리포트 1101

by K기자 2018. 3. 19.



(리포트)손 철 교수, 영원한 청년

  • 날짜 : 2009-07-28,   조회 : 40

(앵커)
지역 의료계 원로인
손 철 전남대 명예교수가 
향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약 안 쓰고 
주사 안 놓기로 유명했던 손 교수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꼭 실천했던 지성인이었습니다.

김철원 기자입니다.

(기자)

소아의학계 대부인 고 손 철 전남대 교수의 어린이 사랑은 남달랐습니다.

항생제나 약물이 어린이들의 몸에 좋지 않다는소신에 따라 약 안 쓰고 주사 안 놓기로 유명한 의사였습니다.

가벼운 감기 같은 것은 약 없이도 이겨내야 한다며 주사를 놔달라며 병원을 찾은 젊은 어머니들을 내쫓기 일쑤였습니다.

(인터뷰)손영신/유족(딸)
"저도 사실은 그런 의사를 만나면 답답하거든요. 약 안 지어주고 얘는 그냥 두면 낫는다 하고 그러면 다른 병원에 가서 약 짓게 되고... 그런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의사로서 훌륭하시고 아버지로서도 멋있었습니다."

1970년대 전남 지역 어린이들이 뇌염으로 죽어갈 때는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당시 보건당국은 뇌염 발병 사실을 일단 감추는 데 급급했지만 손 교수는 사실은 사실대로 알리는 것이 병의 확산을 막는 데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황태주 장의위원장/전남대 대학원장
"뇌염의 예방이나 치료는 캠페인을 통해서만 치료할 수 있지 감추거나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1920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손 교수는 전남 장흥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청년시절에는 중국 칭다오에서 독립군 군의관으로 활동했던 독립유공자입니다.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손 교수는 1950년대 조선대 김현승 시인과 함께 동인지를 펴냈고 전남문인 협회장을 역임하며 여러권의 수필집을 남겼습니다.

낚시와 여행, 음악을 사랑했던 영원한 청년 손 철 교수는 생전에 자신의 시신을 후학들을 위해 써달라며 전남대 의대 해부학교실에 기증했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