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입니다" 성대모사도…수억 내준 전 광주시장
◀ 앵커 ▶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죠. 딸 사업 문제로 5억 원이 급하게 필요합니다. 빌려주시면 곧 갚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문자는 한 40대 여성이 전·현직 영부인을 사칭해서 광주, 전남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보낸 '사기 문자'입니다.
그런데 이 문자를 받고 실제로 4억 5천만 원을 보낸 사람이 있는데 바로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입니다.
송금한 때가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앞둔 시기였다는데 당시 윤 시장은 "대체 돈을 왜 보낸 건지" 의혹에 가까운 의심이 남습니다.
김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윤장현 전 광주시장은 현직 시장이던 지난해 12월, 49살 김 모 여인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지요'라는 인사와 함께 '딸 사업 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겼다', '5억 원을 빌려주면 곧 갚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자메시지를 보고 윤 전 시장이 전화를 걸었을 때 김 씨는 경상도 사투리와 권 여사의 말투를 흉내 내는 성대모사로 윤 전 시장을 속였습니다.
윤 전 시장은 "목소리가 비슷해 진짜 권양숙 여사인 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전 시장은 아무런 의심 없이 김 씨의 어머니 계좌로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모두 4억 5천만 원을 보냈습니다.
윤 전 시장이 신고한 본인 재산 6억 9천만 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용의자 김 씨는 한때 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치단체장들의 전화번호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다른 광주 전남지역 유력인사들에게도 권양숙 여사와 김정숙 여사를 사칭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돈을 가로채려다 이를 수상히 여긴 인사 중 한 명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한 뒤, 보이스피싱 경위와 여죄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영부인을 사칭한 문자에 거액을 돈을 선뜻 내준 윤장현 전 시장은 현재 외국에 체류 중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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