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5.19 5.18 34주년 기념식 엉터리 - 리포트1796
[사회] 5.18 34주년 기념식 엉터리
(앵커)
어제 5.18 34주년 기념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 갈등으로 결국
파행으로 치러졌습니다.
주인공들이 비운 자리는
결국 동원된 공무원들과 학생들이 채웠습니다.
김철원 기자입니다.
(기자)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이 불발로 끝나면서 5.18 유공자와 유족들이 대거 불참한 5.18 34주년 기념식.
주인공들이 빠지다보니 기념식은 곳곳에서 삐그덕거렸습니다.
광주지방보훈청장이 읽은 경과보고.
계엄군의 잔혹한 학살과 도청 앞 집단발포 등 최소한의 역사적 사실을 뺀 두루뭉술한 표현만 늘어놓습니다.
(녹취)전홍범/광주지방보훈청장
"5월 21일 오후 1시경, 금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계엄군과 밀고 밀리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야 했습니다."
기념식 마지막을 장식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순서.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원 가운데 일부는 가사마저 제대로 따라부르지 못합니다.
3주 전 급조돼 연습 몇 번 하지 못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 겁니다.
(녹취)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모습
"..."
5월단체와 시민단체 등의 불참선언으로 텅텅 빌 것으로 예상됐던 기념식장은 왠일인지 사람들이 제법 들어찼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은 자원봉사 점수를 따러 온 중고등학교 학생들.
국가보훈처 공무원들도 자리 채우기에 동원됐습니다.
(녹취)국가보훈처 공무원/
"직원이예요, 보훈처 직원이라고. 자리 확보해
서 유가족분들 오시면..(비켜줄 겁니다)"
기자: 안 오시면 여기 그대로 앉아계시는 건가
요? "그렇겠죠?"
기념식이 끝나고 동원된 참석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유족과 유공자들은 그제서야 가족과 동지들의 묘소를 참배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장석/5.18 희생자 故 김상태씨 유족
"(5.18 기념식이) 각본에 짜여진 행사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정작 참석해야 하는 사람들은 모두 밖에서 대기하고..."
(스탠드업)
'임을 위한 행진곡' 갈등으로 일찌감치 파행이 예고됐던 올해 5.18 34주년 기념식. 결국 동원과 급조라는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얼룩지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