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5.12 5.18 29주년29기획3 - 국가권력의 왜곡 - 리포트 1048
(리포트) (5.18 기획-3) 국가권력의 왜곡
- 날짜 : 2009-05-12, 조회 : 44
(앵커)
5.18 진실에 대한 왜곡은 비단
일부 자치단체나 민간단체 차원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검찰과 같은 국가권력도
5.18을 왜곡하고 폄하하는 데
동조하고 있습니다.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산청의 대안학교인 간디학교입니다.
역사교사인 최보경 씨는 지난 99년부터 학생들에게 한국 근현대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 씨는 지난해 8월 창원지검으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가 만든 교과서가 북한을 찬양 고무하는 이적표현물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검찰은 최 씨를 기소하면서 5.18 관련 기록물까지 이적표현물로 규정했습니다.
최 씨는 이 교재를 지난 2004년부터 사용해왔는데 4년이 지난 지난해 갑자기 문제가 불거진 것입니다.
(인터뷰)최보경 간디학교 교사(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
" 이명박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 저는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통일 교육 잘 하라고 금강산 연수를 시켜줬어요. 그러니까 저는 국가 예산으로 연수를 받고 있었어요. 북에 가서 그런데 똑같은 시간에 저의 집에서, 학교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된거죠."
당시 검찰의 공소장입니다.
1980년 5월 25일 발표된 '광주시민 궐기문'과 '5월 출정가', '5월의 노래' 등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의 주요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기소의견에서 최 교사가 만든 역사책이
(C.G.)"박정희 정권의 크고 많은 업적은 보여주지 않고 어두운 측면만 과장하면서 광주민주화운동에서 계엄군에 대한 악랄한 모략을 사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엄군들의 잔혹한 행위를 적시한 5.18 기록물을 '악랄한 모략'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인터뷰)최보경 간디학교 교사
"마치 계엄군이 여학생의 젖가슴을 도려냈다는 소문을 퍼뜨려서 악의적으로 선전했다 그 얘기를 했죠. 그것은 이미 명백하게 죽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것은 검찰의 말이 타당하지 않은데 검찰은 그렇게 주장을 합니다. 그건 유언비어라고 주장하는거죠.
국가권력이 5.18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선 데 대해 5.18 기념재단을 비롯한 5월 단체는 강력히 반발했고 공소장에서 5.18 관련내용은 삭제됐습니다.
(인터뷰)조진태 5.18 기념재단 사무처장
"5.18 민주화운동이 이미 법률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평가받아서 국가적으로도 인정되는 일인데 그것을 무리하게 사건화하고자 했던 데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5.18 관계자들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 5.18 진실에 대한 국가권력의 왜곡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영상취재 강성우 기자
c.g. 오청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