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21 농사로 벌어도 남는 건 빚 뿐 - 리포트 721
(리포트)남은 건 빚 뿐
- 날짜 : 2007-11-21, 조회 : 76
(앵커)
요즘 농촌에서는 수확의 기뻐하는
농민들의 웃음소리가 좀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생산량이 준데다 농작물 값마저 떨어져
이번 수입으로는
빚 갚기조차도 어렵게 됐기 때문입니다.
김철원 기자입니다.
(기자)
나길대 씨는 나주 다시면에서 20년째 벼농사를짓고 있습니다.
올해 지은 벼를 처분하고 난 정산결과는 나씨를 한숨짓게 합니다.
(인터뷰)나길대(42)/벼농사 20년째
"비료값 인상, 농약값, 농자재 인상, 쌀값만 제자리 걸음 하고 있고,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제자리 걸음도 못하고......"
나씨 말을 토대로 올해 손익계산서를 만들어 봤습니다.
(C.G.)쌀농사를 지어서 번 돈이 5000만원, 인건비를 빼고 드는 비용이 약 3000만원, 2천만원 가량이 나씨 손에 들어왔습니다.
20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진 빚이 5억원. 한 해 이자만 2500만원이니까 올해 수익으로는 이자 갚기에도 부족한 셈입니다.
(인터뷰)나길대
"정말 저희도 농사짓기 싫습니다. 가서 하다못해 노가대라도 나가서 하루 나가면 한달치 먹을 것을 살 수 있는데... 일년 내 농사 지어서, 10년 20년 농사 지어서 남는 건 빚밖에 없을 때 정말 비참하다는 생각밖에 안들고......"
농민단체 조사에 따르면 올해 40킬로그램짜리 벼 한가마를 생산하는 데 농민이 평균적으로 들인 돈은 7만 2000원 정도.
하지만 올해 정부 매입가격은 4만8500원에 불과합니다.
가마당 2만원 이상씩 손해를 보고 있다는 건데 이런 마당에 빚이 없어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농민단체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강광석 사무처장/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도연맹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일단 전 농가 부채에 대해서 10년간 일단 동결하고 원금에 대해서 15년간 분할납부를 요구하는 게 저희의 일차적인 요구사항이고요. 그 과정에서 이자는 전액 면제돼야 한다는 게 저희의 생각입니다"
비준을 앞두고 있는 자유무역협정,
오르지 않는 농산물 가격,
쌓여만 가는 빚더미
이 3각 파도를 어떻게 헤쳐나갈 지 농민들은 답답한 심정으로 정부와 정치권을 바라볼 뿐입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욱 기자
C.G. 오청미